UPDATED. 2024-05-01 10:44 (수)
“시장님 요즈음 너무 예민하신 것 아닙니까?”
“시장님 요즈음 너무 예민하신 것 아닙니까?”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6.07.27 14: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지방일간지 기사 내용에 노발대발, 일부에서 “평정심 잃고 있다” 지적

조선시대의 명재상 고불(古佛) 맹사성이 17세 어린나이에 장원급제해 파주 군수가 되었을 때 일 입니다.

맹사성은 어느 날 그 고을에서 유명한 한 무명 선사를 찾았습니다. 그는 선사에게 어떻게 하면 고을을 잘 다스릴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선사가 말했습니다. “나쁜 일 하지 말고 좋은 일만 하면 됩니다” “그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습니다” 맹사성은 거만하게 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차나 한 잔 하고 가시지요” 선사의 권유에 맹사성은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선사는 찻잔의 찻물이 철철 넘치도록 따랐습니다. 맹사성은 소리 쳤습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고 있지 않습니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차를 따르던 선사가 말했습니다. “군수는 어찌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해치는 것은 모르십니까”

맹사성과 선사 사이에 있었던 일화의 한 부분 입니다. 선사의 이 한 마디가 그의 공직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민한 맹사성은 그 의미를 가슴 속 깊이 새겼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자료사진. 권민호 거제시장>

최근 권민호시장이 한 지방일간지 N모 기자가 쓴 기사 때문에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이 기자는 기사에서 권시장이 지난 2010년 거제시장에 당선된 이후 시정을 이끌면서 비서진을 줄이고, 시장 집무실을 시민에게 내어주는 등 ‘열린 행정’을 해왔다고 썼습니다. 또한 타 지역 출장 때에는 찜질방을 숙소로 이용하고 직접 경차를 몰고 운전한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이 기자는 그러면서 이런 일련의 행동에 대해 일부에서 순수성을 의심하며 ‘보여주기 식 정치행위’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시장이 타는 경차와 민원실에 설치된 시장실 등은 ‘보여주기 식’ 측면이 있다”는 거제시의회 한 의원의 코멘트도 함께 실어며 기사의 신빙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거제시의회 최양희 의원과 지만호 재경향인회장이 제기했던 ‘거제시서울사무소 무용론’ 논란과 한 독립언론매체이 보도했던 ‘권시장 소유부동산이 6년 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는 등의 기사내용도 언급했다.

권시장은 이 기사와 관련해 지난 25일 SNS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인 것에 비하면 그 대응은 차분했다는 말들이 들립니다.

권시장은 보기 드문 장문의 글을 통해 “선출직 정치인의 특권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고민했으며 그 방법의 하나로 경차를 탔고, 우월적 지위를 버리기 위해 ‘열린 시장실’을 운영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청렴과 친절을 시정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진심으로 시민에게 다가갔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을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돌렸습니다. 자신의 진심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어떤 유혹과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정치인에게 언론은 때로는 독이 되고, 때로는 약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납니다.

권시장의 입장에서는 ‘나의 뜻을 왜 몰라주느냐’고 하소연 하고 싶지만, 마음 한 구석은 기자가 야속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여기더라도 여론은 항상 찬반으로 갈린다고 합니다. 하물며 정치인에게 있어 100% 완벽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때문에 때때로 언론이 다소 섭섭하게 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펙트도 없는 일로 자신을 매도하는 것을 참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권시장이 SNS에서 “초심을 다시 한번 다지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거제시주식회사’의 사장이 중심을 잃으면 그 피해는 주주인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권시장이 들어야 할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권시장이 방송과 중앙일간지 등에 얼굴을 내미는 횟수가 부쩍 많아지고 있는데, 그것이 항간에 떠도는 ‘도지사 도전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권시장이 방송출연과 신문 인터뷰을 통해 시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그것이 곧바로 자신의 이미지 홍보라고 지적을 합니다. 또한 변방의 정치인이 더 나은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언론을 활용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정도가 좀 심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순수성을 의심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권시장이 ‘청렴’과 ‘진심’을 가장 큰 정치적 덕목을 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때로는 권시장 자신이 이 캐치프레이즈에 함몰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보도된 한 지방일간지 기사(소탈한 시장? 권민호시장의 본 모습은?)에 대한 반응이 좋은 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요즈음 권시장이 너무 예민하고 화를 잘 낸다는 이야기도 관가 주변에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사안을 두고 필요이상으로 버럭 화를 내니 부하직원들이나 주변사람들이 쉽게 말을 잘 꺼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권시장의 일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이 자칫 자만심으로 내비칠 수 있다고 걱정을 합니다. 또한 이것이 독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칫 시민들에게 ‘거만한 시장님’ ‘버럭 시장님’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를 지지하는 몇몇 이들은 ‘섬김의 정치’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슬러 달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강물을 물리치지 않는다’의 의미를 새겼으면 한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권시장의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에 대해서는 토를 달지 않습니다.

지심도 반환, 한화리조트 유치, 고현항재개발, 군부대 이전, 사곡만 국가산단유치, 계룡산터널공사착공, 해양플랜트지원센터 건립 등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사업성과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서두에서 남겨두었던 맹사성의 일화를 이어 가겠습니다.

선사의 말에 얼굴이 화끈거린 맹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방을 나오다가 문틀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선사는 말했습니다.

“몸을 낮추면 머리를 부딪칠 일이 없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거제사람 2016-07-28 09:25:50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을 반드시 새길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만이 리더로서 존경받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