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10:44 (수)
[기고]거제여자씨름단 탄생을 기대하며
[기고]거제여자씨름단 탄생을 기대하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3.09 13:2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 영민/거제시체육회 부회장. 칼럼니스트
손영민

거제체육의 발전을 이끄는 구심점인 거제시체육회는 각 종목별 가맹 경기단체의 구성과 전국 최초의 시, 군 직장운동부인 삼성중공업 럭비 팀 창단, 초, 중, 고교 육성팀 지정, 도민체전 개최 등을 통해 빠른 성장을 거듭한 끝에 전국大천하장사씨름대회 유치를 계기로 경남체육을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만큼 성장해 왔다.

우리나라의 80~90년대를 주름잡았던 스포츠가 있다. 바로 전통스포츠 씨름이다. 이 시대 이만기, 강호동 등의 씨름 스타들로 인하여 씨름에 대한 인기와 관심은 정말 많았다.

씨름은 두 사람이 샅바 허리춤을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어 상대를 먼저 땅에 넘어뜨리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민속놀이이자 운동경기이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여 인기가 덜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운동이라는 점과 엄청난 속도의 승부를 낸다는 점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흔히 TV를 통해 씨름을 보면 엄청난 체구의 선수들이 나와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보고 겁을 먹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저렇게 큰 몸에 짓눌리거나 내 동댕이쳐 진다면 분명히 다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텁고 부드러운 모래바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부상의 위험이 낮다고 한다.

씨름에서는 ‘힘칠삼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바로 힘이 70% 기술이 30%의 준말이다. 그만큼 힘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기술의비중이 적지 않다. 체급이 차이가나더라도 기술이 있다면 체급차이를 극복하는 결과가 나오게 한다. 80~90년대 씨름의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씨름의 인기비결은 빠른 스포츠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씨름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빠르게 10초 이내에 승부가 나기도하는 엄청난 순간적인 스피드를 폭발하는 운동이다. 승부가 빨리 나는 씨름의 특징 때문에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지난 주말, 동네 영화관에서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 ‘국제시장’을 보았다. 필자가 눈여겨 본 장면은 이만기의 등장이었다. 1970년대 중반 마산 무학초등학교 시절, 주인공과 식당에서 마주치는 모습과 1980년대 초반 천하장사 씨름 타이틀을 거머쥐는 장면을 TV를 통해 중계되는 장면이었다. 또 민속씨름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만기의 천하장사 결정전 장면을 독일 광부경험을 통해 장만한 자신의 집 거실 TV중계를 통해 본 주인공은 ‘이만기 만세’ 를 외쳤다. 영화 속에서 이만기를 등장시킨 것은 아마도 그가 전통 스포츠 스타로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씨름의 역사는 최소한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길림성 집안현에 있는 5세기말~6세기 초의 고구려 각저총(角抵塚)씨름벽화가 그 증거다. 통일신라시대를 지나 고려, 조선조를 거치는 동안 씨름은 줄기차게 민족과 함께 해온 고유의 놀이이자 기예였다. 하지만 오랜 세월 여자들과는 거리가 먼 남정네놀이였고 스포츠였다.

김홍도의 저 유명한 씨름도 에 등장하는 인물 22명 모두가 남자라는 사실에서도 여자들이 씨름판에 가는 것은 금기가 아니었나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 이제 여성들도 힘과 근육이 불끈거리는 남성들의 씨름판을 마음껏 즐기는 시대다. 1983년 프로씨름경기가 처음 열릴 때만해도 여성 관객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천하장사 씨름판을 도는 ENG카메라는 관중석에서 황홀경에 빠진 여성 응원꾼들의 거리낌 없는 열광을 어렵잖게 포착한다. 씨름 구경에 빠져든 여성들의 마음 저 밑바닥에는 직접 경기를 해 보고 싶은 욕구가 없지 않으리라. 하지만 아직은 여자씨름이 보편화 되었다고 보지 않는 게 현실적이다.

최초의 여자 씨름대회가 열린 교육장기 쟁탈 남녀 아동장사 씨름대회는 예부터 오늘날 까지 합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기록될 첫 정규 여자씨름대회. 우리나라에서 여자씨름은 1938년 전북 옥구에서 벌여졌다는 기록이 있으나 고증되지 않았고 해방 후 전남구례, 경북안동과 경주, 경남 울산과 진주에서 흥미본위의 번외경기로 가끔 열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 여자씨름 대회소식이 간간이 매스컴을 타지만 아직은 미미하다. 여자가 씨름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과 환경이 어딘가 덜 무르익은 것이다.

복싱, 태권도, 레슬링 같은 격렬한 투기종목에서도 여성들이 광범위하게 활약하는 오늘날이다. 이미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인데 씨름이라고 해서 스스로 경기를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균형 있는 신체발육으로 이상적인 몸매를 가꾸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 씨름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국적인 모래판 여걸 수백 명이 모여 펼치는 여자씨름 대회 는 지역민들에게 재미를 듬뿍 선사하고 활력소가 된다.

작년 7월, 함안에서 열린 대통령배 경남 씨름 왕 선발대회에서 거제시 씨름협회가 2연패의 대기록 달성을 계기로 여자씨름 부를 창단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자씨름단 창단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천하장사 출신인 윤 경호(42세) 거제시 씨름협회 전무는 “세계적인 조선도시, 거제는 생활체육으로서 씨름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지역입니다. 예를 들어 大천하장사씨름대회를 거제에 유치할 정도로 씨름이 활성화 되어 있고 실력 또한 출중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여자 씨름을 창단하되 전국규모의 여자장사 씨름대회를 유치시키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체육도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씨름단 탄생은 대회 출전에 따른 방송중계 등으로 거제시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여자씨름이 생활체육으로 스며들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게 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져 리그가 형성되면서 여자씨름의 전성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씨름단 창단추진위원회 발족을 위한 지원정책과 범시민운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금강 2015-03-09 22:28:20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거제에서 전국여자천하장사 씨름대회가 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거제사랑 2015-03-09 18:45:43
체육 우수시로 발돋음한 거제시 이기에 꿈나무 여자씨름단 창단은 꼭 필요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