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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여 원 토지 기부채납 신청서류 4개월 동안 서랍속에서 ‘낮잠’
10억여 원 토지 기부채납 신청서류 4개월 동안 서랍속에서 ‘낮잠’
  • 김갑상 기자
  • 승인 2015.07.23 15:4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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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비법정도로’ 기부채납, 서류접수에만 60일 걸려
민원인이 기부채납 신청한 단지내 비법정도로

민원인 숨이 넘어가도...‘그건 당신 사정, 난 모른다’식

권시장 “민원에 최선” 누누이 강조해도 ‘소 귀에 경 읽기’

 한 민원인이 주택단지 내 비법정도로를 거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신청하자 담당부서인 도시개발과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4개월 동안 서류만 만지작거리며 끌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거제시 행정의 민원인에 대한 갑질(甲質)이 그 도를 넘어서면서 인허가 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작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권시장이 회의 때마다 민원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에선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해 6월 거제시 상동동에 위치한 6,270㎡ 규모의 부지매각을 지주로부터 위임 받아 지역 공인중개사 3개 업소와 업무협약을 맺어 19필지로 분할해 일괄매각을 했다.

필지가 분할되면서 548㎡ 면적의 중앙도로가 19명 공동명의가 됐다. 이 때문에 허가를 받거나 부지매각을 할 때 본인을 제외한 18명의 도로사용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더욱이 이미 허가를 받아 건축공사를 완료한 지주들은 수도 계량기와 도시가스 계량기 설치 신청을 하자 담당부서에서는 중앙도로를 시에 기부체납 하지 않으면 각각의 필지에 계량기 설치가 어렵고 입구에 설치 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따라 지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약 10억이 넘는 땅을 기부채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단지 내 중앙도로에 오폐수관로, 상하수도관로, 도시가스관로 공사를 마치고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한 후 B설계사무실을 대리인으로 지정한 후 시 도시개발과 도서낙도계에 비법정도로 기부채납을 하기 위해 서류를 구비하고 담당자를 찾아 갔지만 서류접수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중앙도로를 다시 파헤칠 우려가 있으니 19필지 전부 관로를 매설하든지 아님 모든 필지 준공 후 기부채납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설계사는 “각각의 필지에 입구까지 관로를 매설해 놓았고 지주 각각의 자금사정과 계획이 있는데 한꺼번에 착공 후 준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항변했지만 담당자는 “그건 당신 사정”이라며 접수조차 받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수차례 찾아갔지만 담당자는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며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지주들은 여기저기 민원을 제기해 천신만고 끝에 서류를 접수했다. 처음 민원을 신청하고 60일의 시간이 흘렸던 것이다.

더욱 납득할 수 없는 점은 신청서류를 접수받고도 담당부서에서 현장조사를 나가는데 10여 일이 걸렸다는 것이다.

건축물을 이미 완공한 지주는 계량기가 설치되지 않아 준공이 되지 않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댁의 사정’이고 ‘난 모른다는 식’이었던 셈이다.

지주들은 기부채납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다시 18명으로부터 도로사용 동의서를 받아 담당부서를 찾았지만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더욱 기가 찰 노릇이었다. “담당자가 바뀌어 업무파악 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무조건 기다리라”고 했던 것이다.

지주 J씨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우리들도 은행 대출을 통해 부지를 매입했고, 한 달에 이자만 2,700만원이 나가는데 4개월간 처리(기부채납)도 해주지 않고 버티는데 이런 행정을 믿고 무슨 사업을 하겠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안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설명하던지 업무를 모르면 물어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지주 K씨는 “권민호 시장은 민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부속실 직원까지 감축하면서까지 노력을 하는데 일부 공무원의 복지부동한 작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며 혀를 내둘렸다. 이어 “시장은 하든 말든 나는 모르겠다는 식이면 정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수 도로과장은 “비법정도로 기부채납은 특별히 법에 명시한 바는 없지만 기부채납 의견서를 제출하고 기부심의를 거쳐 사익이 아닌 공익에 준하면 받아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

본지는 취재과정에서 지난 22일 부시장, 안전도시국장, 도시개발과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그간의 취재내용을 놓고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최동일 과장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특별한 문제(법적인 하자)가 없으면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도시개발과 최동일 과장과 손요셉계장은 지난 7월 초 정기인사와 조직기구개편을 하면서 비법정도로 업무가 도시개발과에서 도로과로 업무가 이관된 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거제시 행정에 불신을 자초하는 꼴이 되고 있다.

시민 S씨(46)는 “지주 19명도 거제시민이고 세금을 내고 있다. 과연 저들이 공복을 먹을 자격조차 있는지 모르겠다. 사업자는 애가 타는데 강 넘어 불구경하듯이 업무를 처리한다면 그들은 누굴 위한 공무원인지 모르겠다”고 열을 올렸다.

또 다른 시민 M씨(53)는 “권민호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시민을 위한 행정이 되겠다며 스스로 몸소 실천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무원들이 있는 한 권시장의 의지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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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답답하다. 2015-07-29 05:19:48
기부채납을 행정에서 받을수도 있을 것이고,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서
받지 못할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근데, 정말 답답한것은 이자체를 어느부서에서
하는건지를 모를다니..정말 기가 찰노릇이지 아닌가싶다. 정말 담당부서는 각성하고
민원인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라. 또한 공복을 먹기 싫다면 알아서 떠나라.

나그 네 2015-07-26 08:31:34
기부채납은 일반인이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의사표현을 하면 지자체에서 채납 즉 승낙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원인의 일방적인 기부의 의사의 표현 인지 시에서는 무조건 받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권의 설정이 없고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법상 가능하다. 무슨 얘기인지 독자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폭풍전야 2015-07-23 16:50:34
속이 시원합니다. 아마 상당한 파문이 있지 않을까요? 건축업자들이나 설계업자들이 이글을 읽는다면 거제시민뉴스 싸이트는 다운될겁니다. 왜냐구요? 댓글이 수백개는 달릴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