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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해금강(海金剛)갈도(葛島), 서불과차(徐市過此) 1…①
거제 해금강(海金剛)갈도(葛島), 서불과차(徐市過此) 1…①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3.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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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금강에 이어)

[주2] 정건(鄭虔) : 당대(唐代)의 산수(山水) 명화가. 미관말직의 신분으로 두보(杜甫)와 우정을 나눈 사이로서, 당 현종(唐玄宗)으로부터 시(詩),서(書),화(畵)의 삼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4). 거제유람길 김창협(金昌協)

김창협(金昌協,1651~1708년)은 고고하고 기상이 있는 문장을 썼고, 글씨도 잘 쓴 당대 문장가이다. 그의 저서 농암집(農巖集)에는 전국 유람 길에 나서며, 경유하는 지역마다 느낀 바를 한시로 남겼다. 형 김창집 선생은 1722년 거제로 유배되었고 약 30년 후 거제 반곡서원에 제향 되었으니 여하튼 거제와 인연이 깊은 형제이다.  

1700년 전후 어느 해 10월초(음력) 겨울날, 김창협(金昌協)은 통영 앞바다를 거쳐 영등포진영을 둘러보고 다시 남쪽 바다 해안 길을 따라간다. 가배량 옛 오아포 우수영진영에 잠시 머문 후, 해금강(갈도, 소봉래)의 칭송을 듣고 율포진영을 거쳐 해금강으로 향하며 여러 시편을 남겼다. [해행(海行)]은 율포진영에서 해금강까지 4수(四首)의 7언율시로 선생의 마음을 표현했으며, [해상관일출(海上觀日出)]은 거제수군진영에서 저물녘 바닷가 풍경을 그려냈다.

먼저 해행(海行)의 한시(漢詩)의 내용을 살펴보자. 빙 둘러 지체되는 바닷길의 수고로움에 그 옛날 『장자』에 나온 이야기, 즉 물고기가 새가 된 곤붕화(鯤鵬化)를 떠올린다. "북녘 검푸른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몇 천리가 되는지 알 수 없다. 어느 날 이 물고기가 변신을 해서 새가 되니 그 이름을 鵬(붕)이라고 한다. 이 붕새의 등 넓이는 이 또한 몇 천리가 되는지 알 수 없다. 온몸의 힘을 다해 날면 그 활짝 편 날개는 하늘 한쪽에 가득히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가 움직이면 남쪽 끝의 검푸른 바다로 날아가려고 한다. 남쪽 바다란 하늘의 못, 天池이다." 원래 바다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으며 부자로 만들거나 가난하게 만든 수도 있다. 따라서 바다란 마냥 믿고 편안하게 여기거나 일상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 그러나 그 바다는 곤(鯤)이 붕새로 변하는(鯤鵬化焉) 곳이고 이무기와 용이 숨어 있으며 만 가지 보물이 감춰진 보고다. 또한 배를 삼킬 수 있는 거대한 물고기가 노니는 곳이다.

조선중기 당시에는 아름다운 해안의 절경을 감탄하며 칭송한 최고의 명칭이 ‘작은 봉래산 ’ 즉 ‘소봉래(小蓬萊)’라 일반적으로 불렀는데, 거제도는 갈도(葛島)를 포함한 해금강 일대를 ‘소봉래(小蓬萊)’라 일컬었다. 이후 ‘소금강(小金剛)’이라 잠시 불리다가 조선말기 ‘해금강(海金剛)’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선생은 해금강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한다. “깎아지른 벼랑에 늙은 솔(松)이 서 있고 기암괴석이 여기저기, 바위는 하늘의 풍골처럼 솟아있다. 예전에 금강산에서 본 모습과 자못 유사하다.”

◯ 해행(海行) 해변을 따라가며. 四首 中 三首 편 / 김창협(金昌協,1651~1708년)

絶岸古松離離起 벼랑의 늙은 솔은 얼기설기 서 있는데

繫馬下觀滄溟水 말고삐 매어두고 너른 바다 굽어보네.

却立奇石森成峰 여기저기 기암괴석 산봉우리 이루었고

戍削磊砢天骨峙 깎아질러 쌓인 바위가 하늘의 풍골처럼 솟았도다.

毘盧衆香昔登臨 비로봉(毗盧峯)과 중향성(衆香城)을 일찍이 올랐는데

見此雖小頗相似 여길 보니 작지만 자못 서로 유사하다.

焉得好手如鄭䖍 어떻게 정건 같은 솜씨 좋은 화가 얻어

歸寫吾家素壁裏 돌아가 우리 집의 흰 벽에 그려볼꼬.

地名小蓬萊 이 곳 지명이 ‘소봉래’이다.

[주1] 비노중향석등림(毗盧衆香昔登臨) : 비로봉과 중향성은 금강산의 여러 명승지 가운데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인데, 작자가 21세 때인 1671년 가을에 유람을 다녀왔다.

[주2] 정건(鄭虔) : 당대(唐代)의 산수(山水) 명화가. 미관말직의 신분으로 두보(杜甫)와 우정을 나눈 사이로서, 당 현종(唐玄宗)으로부터 시(詩),서(書),화(畵)의 삼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5). 거제도 해금강 / 1928년 7월14일 동아일보

(1) 저구리에서 15리쯤 떨어진 갈도(葛島)가 있으니 거제도 사람들이 ‘해금강’이라 부른다. 찬란한 석양빛을 전신에 바른 적발흑면(赤髮黑面, 붉은 머리칼에 검은 얼굴)의 부인 한사람이 하염없이 바위 위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인어인가 생각하였더니 기실은 남쪽 바다를 향해 자기 고향을 바라보고 울고 있는 제주해녀이더이다. 해금강이란 이름은 조선중엽 무명의 화가가 그린 거제해금강과 통영군지에 거제 해금강 절경이라 칭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2) 수려한 풍광, 남해의 절경!! 그지없는 맑은 에머랄드 푸르름을 만끽하고, 이글거리는 태양빛에 두둥실 떠 있는 해금강은 거제의 보배이다. 만년풍파에 닳고 닳은 기암괴석, 고운 진주가 구르듯 물결이 은파(銀波)로 깨어지는 곳, 십자동굴로 들어서면 한더위에 지친 체온을 싸늘하게 만드는 곳, 바로 이곳이 거제 해금강이다. 하늘과 바다 끝이 닿은 저 멀리 일본 대마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러한 절경은 하늘이 거제시민에게 베푼 소중한 자산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해금강에 살어리랏다.

소라전복 굴조개랑 먹고 해금강에 살어리랏다.

홍진(紅塵)에 썩은 명리(名利)야 아는 체나 하오리까.

갈도를 그리는 마음 향수만 짙어가네"

◯ 거제 해금강(海金剛) / 고영화(高永和)

斲破千仞斷崖麓 천 길 낭떠러지 기슭을 파고 깎은 곳,

海邊奇巖點點浮 해변에는 기이한 암석 점점이 떠있네.

滄海絶境終誰至 넓은 바다 이 절경 누가 와서 차지할 건가?

閱盡滄桑不勝愁 온갖 변고 다 겪고도 시름을 이길 수 없구나.

欲問徐市千古事 먼 옛날 있었던 서불의 일 묻노라니

葛島樓船採藥遊 갈도까지 누선타고 선약 캐려 떠돌았다네.

扶桑咫尺天盡頭 부상(扶桑)의 지척, 하늘 끝머리에서

絶景無事不風流 절경(絶景)보니 풍류 아닌 일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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