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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들의 상봉
뼈다귀들의 상봉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5.07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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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계의 생사병고(生死病苦)같은 모든 괴로움이 나를 시켜 승방(僧房)으로 몰아놓고서 영생과 탈욕을 속삭이게 하였던가. 대체 왜 나는 중이 되었나? 중이 되어가지고 무엇을 하였나? 무엇을 얻었나? 그래서 인생과 사회와 시대에 대하여 어떠한 도움을 하여 왔나?

이 글은 한용운(韓龍雲) 선생이 “나는 왜 중이 되었나”란 수필에서 비록 출가는 했어도 세상에 대해 인연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되돌아본 한 토막이다. 즉 번뇌의 늪에서 헤매는 사바 세계와 부처님의 세계에 어떤 끈이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풍수학은 산 사람에게 보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양택론(陽宅論)과 죽은 사람의 기(氣)를 통해 후손의 발복을 추구하는 음택론(陰宅論), 그리고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마을이나 도읍지를 정하는 지표로 삼는 양기론(陽基論)으로 분류된다.

얼마 전, 풍수의 신비를 벗기겠다는 의도로 TV에서 희한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조상의 유골에서 나오는 생기가 후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풍수의 동기감응론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였다.

동기감응론은 풍수론 중 음택론의 본질에 해당하며 이를 부정 할 경우 풍수는 더 이상 학문으로 존립할 수도, 풍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다닐 수도 없다.

한 교수가 세 명의 건장한 남자들에게서 정차를 추출해 각각의 시험관에 담았다. 추출된 정자는 시험관에 담긴 채 세 명의 남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리로 보내졌다. 그리고 카메라는 시험관과 그 시험관에 추출된 정자의 주인을 양분해 비추었다. 이윽고 교수가 사람 A를 뒤에서 턱 하고 쳤다. 그 순간 A에게서 추출한 정자가 심한 파문을 일며 떨렸다. 계속해서 사람B를 쳤더니 역시 B에게서 추출한 정자가 시험관 안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교수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실험 결과를 코멘트 했다.

“사람과 정자가 서로 기(氣)로써 감응하고 있다고 이 실험 결과는 말하고 있습니다”

동기감응론에 대해 ‘장경’에 씌어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중국 한나라 때에 미앙궁(未央宮)에 동(銅)으로 만든 커다란 종이 있었는데 이 종은 서촉에 있는 동산(銅山)에서 캐낸 동으로 만들었다.

하루는 종이 저절로 울렸다. 황제가 너무 이상해 동방삭(東方朔)에게 그 원인을 물었더니 대답하기를 “서촉에 있는 동산이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과연 얼마 되지 않아 동산이 붕괴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산이 무너진 때가 바로 종이 울린 때였다.

황제가 동방삭에게 그 연유를 물으니 “이 종은 동산에서 캐낸 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질(同質)의 기가 서로 감응을 일으켜서 발생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때 황제가 감탄하며 말하기를 “비천한 물질도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조상과 후손 사이에 얼마나 많은 감응을 일으키겠는가”라고 말했다.

시신을 땅에 묻으면 피와 살은 곧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이를 풍수는 육탈(肉脫)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의 정기가 응결된 뼈만 남아 서서히 산화된다. 뼈를 구성하는 원소는 생체 에너지와 독특한 진동 파장을 가지고 있는데, 유골이 산화될 때에 고유의 에너지 파장을 공중으로 발산한다. 공간 속을 떠다니던 에너지 파장, 즉 기가 동종의 기를 만나서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동기감응론이라 한다.

이 감응은 기가 서로 잘 통하는 후손, 즉 가장 동일한 에너지 파장을 가진 후손에게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와 자식 간이 가장 강하고 다음은 조부모, 그 다음이 증조부모인데 혈육의 간격이 멀수록 약해지며 미치는 영향도 적다. 명당이라면 5백 년 동안 영향을 미치고 보통의 터라면 1백년 안팎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무덤의 위치나 환경이 유골이 소골 되기에 최적의 조건이면 여기서 발생하는 좋은 기가 동질의 후손 기와 감응해 복을 주고, 물속이거나 벌레나 나무뿌리가 침범해서 나쁜 기가 발산되면 후손이 화를 당한다.

땅속에서 발생한 에너지 파장이 어떻게 지상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요즘 논란이 되는 수맥파(水脈波)에 대한 주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수맥파는 수맥이 흙 또는 암반에 부딪칠 때 발생하는 일종의 에너지 파장으로 고층아파트, 비행기, 동식물 등 지구상 모든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맥파는 미세한 전기 기장을 보유한 사람의 몸에 민감하게 반응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한 아파트는 특정 라인에 사는 입주자들만,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암환자가 많아서 조사를 해보았더니 문제의 라인 아래로 큰 수맥이 감지되었다고 한다. 주로 피로감과 만성두통, 집중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수맥파를 차단하고는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동기감응론을 부정하는 사람도 만만치가 않다. 일부 사람들에게 풍수가 미신이나 잡술로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풍수의 동기감응론이란 원리 때문이다. 정약용은 ‘여유당 전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웅호걸의 권위는 천하를 거느릴 수 있지만 그 후손의 병고는 막을 수 없다. 이런데 광중의 유골이 산세의 기를 받는다고 해고 어찌 그 후손에게 복을 전하는가? 그저 풍수가가 치부를 위해 사람들을 희롱하는 것일 뿐 진짜 길지라면 왜 지관 자신의 어머니를 장사지내지 않는가.

하지만 동기감응론은 동양 철학이 모두 그러하듯이 점차 과학적인 시도들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지고 있다. 근래에 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의 연구는 신과학운동으로까지 발전했고, 수련을 통해 기를 발산하는 기공사(氣功師)들이 전국적으로 몇 만 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한 기공사는 2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상태에서 기를 쏘아 보내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이것으로 아무리 거리가 멀다 하여도 공중으로 기가 전달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조상의 유골에서 발산된 기가 멀리 떨어진 후손의 기와 감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해준다.

물론 동기감응론의 초현실성이 학문적인 이론으로 체계가 잡혀 있지는 않다. 그것은 어떤 자연과학도 원인과 결과를 객관성 있고 명쾌하게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과 같다. 자연과학적 색채가 강한 지리학의 다른 분야 즉 기후학, 지형학, 지질학 등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과학자는 물리학도 본질적으로 미래 예측에 관계한다고 말했다.

“사실 어느 면에서는 물리학도 일정의 점(占)이다. 단지 좀 더 신뢰할 만한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풍수에만 유독 합리성과 실증을 강요한 까닭은 없는 것이다. 종교학에 비하면 풍수는 몇 십 배는 더 자연과학적인 경험철학으로 객관성 있는 설명이 가능하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의 자연현상을 관찰하면 동기가 감응하고 있음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앙상하던 가지에서 새싹이 피어난다. 왜일까?

그것은 봄날의 따뜻한 기운과 나무가 감응한 결과이다. 또 창고에 저장한 곡식일지라도 봄이 되면 싹이 튼다. 모두 온기끼리 서로 감응하는 본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혼이 없는 초목도 동기가 감응해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에게 있어서는 같은 유전인자를 가진 조상과 후손사이에 어찌 같은 기의 감응이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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