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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대치기'
'깔대치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5.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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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옛 시절의 놀이들

연날리기

추수가 끝난 다음부터 정월 대보름까지가 연을 날릴 수 있는 기간이다. 바람만 있으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연이지만, 농사철에는 어린애들조차 연을 날릴 수 없는 것이다.

연은 진짜 연이라는 뜻의 ‘참연’(방패연)과 ‘꼬리연’으로 구분을 하였고, ‘꼬리연’은 또 ‘가오리연’과 ‘문어연’으로 나눈다. ‘꼬리연’은 신문지나 ‘돌가리종이’(시멘트포장지, 비료포대, 돌가리 : 돌가루, 시멘트를 말 함) 등으로도 만들어 날릴 수 있었지만, ‘참연’은 반드시 귀한 창호지에 솜씨 있는 어른들이라야만 만들 수가 있었다. 물론 ‘방패연’(참연)에도 문양에 따라 수많은 종류와 이름이 있고, ‘꼬리연’도 마찬가지일 것이나 어린 시절에 필자는 듣고 보진 못하였다.

‘연줄’(연실)을 감는 ‘자새’(얼레) 또한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솜씨 있는 삼촌이나 아저씨를 둔 아이들은 좋은 연과 ‘자새’로 ‘으시대곤’(으스대곤) 했다. 어린애들은 주로 ‘가오리연’에 2각으로 된 ‘민자새’로 연을 날리다가 점점 자라나면서 4각 자새에 ‘참연’을 날리게 된다. 잘 만들어진 4각 자새나 6각 자새는 두고두고 물림하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연줄’(연실)을 ‘연시울’ 또는 ‘시울’이라고도 많이 썼는데, 이는 사전에 ‘현(絃)’의 옛말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연싸움’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줄’에 ‘사’를 입혀(사금파리 가루를 입혀) 연줄이 엉키게 한 다음에 상대방의 연줄을 끊어버린다. ‘사’를 입히는 방법은 유리조각이나 사기그릇 조각들을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들어 이를 쌀밥과 짓이겨 연줄을 통과시킨 다음에 말리는 것이다.

‘깔대치기’

‘깔대치기’(자치기)는 양끝을 ‘쪼삣하게’(뾰족하게) 깎은 ‘깔대’(짧은 나무막대기)를 손에 든 채(큰 막대기)로 내려쳐 공중으로 튀긴 다음에 냅다 채를 휘둘러서 공중에 떠있는 ‘깔대’(짧은 막대기)를 멀리 날리는 것이다. 이때 멀리 날아간 거리를 손에 든 채를 자로 삼아 잰다. 그 비거리를 합산하여 많은 팀이 이기는 놀이다.

어른들이 ‘깔대’가 ‘눈깔’(눈알) 뺀다며 조심하라고 신신 당부했던 이 놀이는 야구와 많이 닮았다. 첫 번째로 공격팀과 수비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둘째로 야구의 홈(home)과 같은 홈(구멍)이 있었고, 셋째로 세 명의 죽음(쓰리 아웃)으로 공수교대가 있었다. 또 하나 비슷한 것은 야구의 장타나 홈런처럼 스윙하여 깔대를 멀리 날리는 것이다.

시작은 야구의 홈플레이트 보다 조금 작은 둥근 원을 그리고 그 중심에 위치한 세로로 된 홈(구멍)에 ‘깔대’를 가로로 놓고 ‘깔대채’로 홈을 긁어 ‘깔대’를 정면으로 멀리 날린다.

이때 전면에 포진하고 있던 수비팀들은 일제히 ‘깔대’를 잡으려 애쓰는데, ‘깔때’가 땅에 닿기 전에 잡으면 공격수가 죽게 되는 것이다. 설혹 잡지 못했다 하더라도 ‘깔대’가 땅에 닿은 지점에서 ‘깔대’를 홈(구멍)을 향하여 던지게 되는데, 홈(구멍)에 ‘깔대’가 들어가도 공격수가 아웃이 된다. 홈베이스의 둥근 원에 걸치거나 그 속에 들어가면 한 번 또는 두 번의 스윙이 주어지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 세 번의 스윙(타격)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격수가 깔대를 멀리 날리게 되는 것이다.

표준말인 자치기는 ‘자로서 친다.’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말이며, ‘깔대치기’는 ‘깔대를 친다.’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말이다.

한편 ‘깔대’의 ‘깔’은 ‘깔때기’에서 보듯 끝이 뾰족함을 나타내는 것이니 더욱 다정하지 아니한가. 텔레비전에서 끝을 원추형으로 깎은 깔대를 전에 보았는데, 거제에서는 빗금형으로 깎다 못해 더욱 초생달 모양으로 날카롭게 깎는다. 깔대가 공중으로 잘 튀어 올라야 멋진 스윙으로 장타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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