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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와 ‘보탄’, ‘낫다’
‘거두’와 ‘보탄’, ‘낫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3.12.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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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자르기 위해서는 ‘거두’(톱, 거도鋸刀)가 필요하고, 장작으로 패기 위해서는 ‘도꾸’(도끼)가 필요하다. 도끼질을 위하여 바닥에 받치는 나무 등걸이 필요한데, 이것이 ‘보탄’(모탕)이다.

한편 ‘푸서리’나 ‘청솔캥이’ 등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기 위해서는 다른 형태의 도끼가 필요 했는데, 그것이 ‘낫다’, ‘낫도’라는 것이다. 정글도와 도끼의 중간형태 쯤 되는 날이 긴 도끼인데, 아마도 낫을 닮았다고 ‘낫도’(낫刀)일 것으로 생각한다.

‘정지’에 가서 ‘부석’에 불을 땐다.
이제 ‘정지’(부엌. 정주鼎廚)에 가서 ‘부석’(아궁이)에 불을 지펴본다. ‘모장가리’들을 잘라서 먼저 모양을 잡은 다음에 ‘불살개’(불쏘시개)로 ‘갈비’(솔가리)와 ‘솔빵울’(솔방울)을 넣고 성냥불을 댕긴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푸서리 그거 한 빨띠기 갖고 오이라. 부석에 한 그석 넣커로.”로 말한다. 설명하면 “푸서리 한 아름 가지고 오너라. 아궁이에 가득 넣게.”로 풀이된다.

‘부석’(아궁이)에 불이 본격적으로 붙으면 ‘추진’(젖은) 나무도 잘 타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 빗대어 “잘 들이는 부석에 ‘생(生)쏠캥이’나 ‘모린(마른)솔캥’이나……,”로 말하기도 한다. 젖어 있는 것을 말하는 ‘추지다’는 사투리가 아니다. 사전에 ‘물기가 배어 눅눅하다’로 명기되어 있다.

‘부석’(아궁이)의 옆에는 ‘부작때기’(부지깽이), ‘불삽’(부삽), ‘당그레’(고무래)들이 놓여 있기도 했다. 여기서 ‘불’ 뒤에 ‘삽’이나 ‘살’ 등이 올 때 ‘ㄹ’이 탈락되어 ‘부삽’, ‘부살개’ 등으로 쓰이는 것이 표준어법이나, 거제에서는 아직도 ‘ㄹ’이 그대로 살아 있는 특징이 있다.

‘기목통’과 ‘산대미’
솥뚜껑은 ‘소드방’, ‘소두방’으로 불렀으며, ‘정지’(부엌. 鼎廚間)에는 그 외에도 ‘기목통’(기명통, 器皿桶, 설거지 통), ‘도랑사구’(기명통으로 쓰던 넓은 옹기), ‘초마리’(곡식 등을 담던 옹기), ‘수팅이’(물이나 장류를 담던 옹기)들이 있었고, 놋쇠로 된 놋그릇, 수저들, ‘행지피’(행주), ‘청걸레’(걸레), 그리고 ‘실겅’(시렁, 물건을 얹어놓으려고 방이나 마루 벽에 건너지른 2개의 나무) 위에는 광주리, ‘산대미’(채반) 등을 올려놓았었다.

참고로 다시 설명하면, ‘부석’은 표준말 ‘부엌’과 같은 말이지만, 대체로 ‘아궁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표준말 ‘부엌’은 ‘정지’라 칭한다. ‘정지’는 ‘정주간’(鼎廚間)에서 유래된 것이다.

장독대를 ‘장꼬방’이라 부르는데, 이는 ‘장(醬),고방(庫房)’이며, ‘고방’은 ‘광’의 원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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