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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의 표준어는 ‘청미래덩굴’
‘망개’의 표준어는 ‘청미래덩굴’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6.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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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총’과 ‘망개총’

팽나무를 ‘포구나무’라 부르고, 팽나무의 열매를 ‘포구’라 칭한다. ‘포구’는 가을이 되면 노랗게 익는데, 팥알보다도 작고 속에 씨가 있어서 과육은 아주 적다. 그러나 대개 씨까지 깨물어 먹던 그 맛은 꽤 쓸 만했다. 여름이 되면 포구가 파랗게 열리는데, 이때 ‘포구총’을 만드는 것이다.

‘포구총’은 ‘시릿대’(신우대-담뱃대나 화살을 만드는 대나무)로 만드는데, ‘시릿대’를 볼펜 대롱처럼 자르고 그 길이보다도 조금 짧게 가는 ‘시릿대’를 잘라서 피스톤 역할을 하는 ‘꼬질대’(꽂을대)를 만든다.

완성이 되면, 푸른 ‘포구’를 대롱(실린더)에 넣고 ‘꼬질대’(꽂을대)로 밀어 끝에 장착을 시킨다. 발사를 하려면 새로운 포구를 대롱(실린더)에 넣고 다시 피스톤 역할을 하는 ‘꼬질대’로 세게 밀면 대롱속의 압축된 공기로 앞서 장착되어 있던 포구가 튀어 나간다. 앞의 포구를 밀어낸 뒤의 포구는 그 다음 발사를 위한 장전이 자동으로 되어 있다. 이 총은 푸른 ‘포구’가 없는 계절에는 종이를 씹어서 ‘포구’ 대용으로 장전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포구총’을 ‘딱총’이라 불렀다.

‘망개’의 표준어는 ‘청미래덩굴’

‘청미래덩굴’을 ‘망개나무’라 부르고, 청미래덩굴의 열매를 ‘망개’라 칭한다. ‘망개’는 가을이면 빨갛게 물이 들어 보기가 좋아 장식용으로 꺾어 벽에 걸기도 한다. 방언이나 토속어에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개떡’으로 유명한 ‘망개’가 왜 표준어가 되지 못하는가에 상당한 아쉬움과 서운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를 표준어인 ‘청미래덩굴’이라 칭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아마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리라. 이 ‘망개’는 맛은 없지만 여름에 먹기도 하며, 실에 꿰어서 염주마냥 목걸이로 만들곤 하였다. 그러다가 감꽃처럼 한 알 두 알 따먹기도 하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망개나무’외에 별도로 낙엽교목인 ‘망개나무’가 따로 있다.

‘망개총’은 대나무로 만든 작은 활과 화살이다. 화살은 날아가지 않게 만드는데, 대나무 편(片)을 중동에서부터 앞부분만 가느다랗게 깎는다. 활의 중심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서 화살의 가느다란 끝부분을 끼운다. 화살의 끝에 푸른 ‘망개’를 꽂고 시위를 당겨 줄을 놓으면 화살이 활의 가운데서 멈추게 되는데, 그 반동으로 화살 끝의 ‘망개’가 튀어 나가는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 고현성 뒤의 야산과 골짜기에서 이 ‘망개총’과 ‘포구총’으로 종일 놀았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의 서바이벌게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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