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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여파 '거제 군부대 이전' 첫 삽도 못 뜨고 1년 표류
불황 여파 '거제 군부대 이전' 첫 삽도 못 뜨고 1년 표류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7.07.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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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사업비 조달난, PF 난색 담보 요구

거제시가 새로운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해 주목받은 도심 군부대 외곽 이전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른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사업자가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1년 가까이 첫 삽도 못 뜬 채 하세월이다.
 
23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와 국방부는 수양동 육군 39사단 거제대대 주둔지와 사격장을 인근 연초면 천곡리로 이전키로 합의했다. 1977년부터 현 위치에 자리한 거제대대는 당시엔 민가와 멀리 떨어진 외곽지였지만, 주변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도심에 갇히게 됐다. 이 때문에 도시개발계획 제한, 인근 학교의 학습권 침해 등 민원 발생도 잦아졌다. 

2012년부터 부대 이전을 추진했지만 사업비 부담이 커 머뭇거리던 시는 민간투자로 눈을 돌렸다. 민간사업자가 대체부지 매입 및 부대 건설 등 이전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 기존 부대 부지 중 일부의 개발권을 주는 것이다.

시는 이전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재정부담 없이 수행하면서 고질적인 민원 해소에다 기존 부대 부지까지 덤으로 얻는다. 국방부 역시 예산 한푼 들이지 않고 노후 부대를 재정비할 수 있다. 사업자도 도심부지 개발에 따른 수익을 꾀할 수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3월 관련 사업계획을 승인했고 공모를 거쳐 ㈜서희건설을 주관사로 하는 스타힐스시트론공영개발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냈다. 스타힐스 측은 336억 6000여만 원을 투자해 연초면 천곡리 일원 25만 2667㎡에 새 군부대를 건립하기로 했다. 

부대 이전이 완료되면 시는 국방부로부터 양여 받은 기존 부대 부지 21만 6812㎡ 중 30%인 7만 1861㎡의 개발권을 사업자 몫으로 넘긴다. 이 부지의 예상 개발 비용은 98억 원 상당. 결국 사업자는 435억 원을 들여 부대를 이전해 주는 대가로 대규모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밑그림을 완성한 시와 민간사업자는 지난해 8월 이전지 시설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18년 4월까지 부대 이전을 끝내기로 했다. 

그러나 순항하는 듯 사업은 지금껏 착공조차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비 조달이 안 되고 있어서다. 애초 사업자는 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450억 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기관인 국방부와 거제시가 시행하는 사업인 만큼 믿고 빌려주면 아파트를 지어 갚겠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권에선 거제가 기존 아파트조차 팔리기 않는 '미분양 관리지역'인 데다 자연녹지인 부대 부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권한도 경남도에 있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며 난색이다. 대신 대출규모에 걸맞은 담보물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컨소시엄 참여사의 자산 담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하는 중이지만 이마저도 구성업체 간 이견이 커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방부는 최근 사업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당초 2017년 12월 31일까지던 사업기간을 2019년 6월 20일까지로, 1년 6개월 연장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추진 방침에 변함은 없다. 최대한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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