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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도’(명도)
‘맹도’(명도)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7.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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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농악과 민속

‘매구’

‘매구’는 땅 밑에 있는 나쁜 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묻고 밟는다는 뜻으로 보통 섣달 그믐날 밤에 하는 풍물놀이를 매굿(埋-)이라 하는데, 백과사전에 이것을 지방에 따라 매구, 메굿, 뫼굿, 메귀 등으로도 불린다 한다. 그러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풍물을 일컫거나 꽹과리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따라서 농악하거나 꽹과리 치는 것을 ‘매구친다’로 말한다. 그런데 ‘매구다’라는 말도 쓰이는데, 이것은 사뭇 달라서 ‘귀신이다’ 또는 ‘도사다’, ‘선수다’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차려서 막 먹으려 하는데, 초청하지 않은 사람이 마치 때를 맞춘 것처럼 들어오는 경우에 ‘매구네, 구신(귀신)이 따로 없네.’라 말하기도 하며, ‘쏘카 묵는 데는 매구라니까.’는 ‘속여 먹는 데는 선수라니까.’의 뜻이다.

한편으로 ‘질나이’가 있는데, 이도 선수라는 뜻으로 쓰인다. ‘걸마는 가시내 꼬시는데 질나이다.’는 ‘걔는 계집애 꼬드기는데 선수다.’라는 뜻이다. ‘질나이’는 ‘질-나이’로 ‘질(길)이 난 사람’, 즉 익숙한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본다.

‘맹도’(명도)

같은 뜻으로 ‘맹도’(명도)가 쓰인다. 이 명도는 ‘족집개’ 또는 ‘점쟁이’의 뜻으로 쓰이는데, 어떻게 한자로 표기되는지 불분명하나 무당이 주로 사용했다는 ‘명도(明圖)’라 붙여보고 싶다.

귀신같이 잘 맞추는 경우에 ‘명도 아랫방에 살았나?’로 말하곤 하는데, 이는 ‘점쟁이 아래채에 세 들어 살았나?’라는 뜻이다. 앞서 말한 ‘선수’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를 예문으로 본다. ‘걸마는 쌔비내는데 명도다.’는 ‘걔는 훔쳐내는데 선수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매구, 구신(귀신), 질나이, 명도들이 비슷한 뜻으로도 쓰여, 모두 같은 말로 인식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엄밀히 말하면 각자의 어원이 틀린 만큼의 어감과 사용용도에 차이가 있는데, 이를 정확이 분류해서 설명해 내는 것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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