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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희망복지재단, 복지관 위탁운영 “안될 말”
거제시희망복지재단, 복지관 위탁운영 “안될 말”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4.09.17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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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 사실상 확정됐다는 의혹 제기…업계 관계자 대부분 “부정적 요소 많을 것” 우려
지난 2012년 10월18일 거제시희망복지재단 창립식 모습.

올 연말로 위탁운영기간이 만료되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운영자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사실상 결정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제171회 거제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 두 복지관 위탁운영 동의안이 부의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사장 남해안)으로 밀어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수긍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관망 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희망복지재단에서 양대 복지관을 운영하게 될 경우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2일 거제시가 시의회에 올린 동의안에 따르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기련)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상영)의 위탁운영기간이 오는 12월31일로 만료됨에 따라 ‘거제시사회복지관 운영조례’ 제4조제1항 및 ‘거제시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 제4조제3항에 따라 효율적 운영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에 위탁운영하기 위해 시의회 동의를 구하고 있다.

위탁기간은 2015년 1월1일부터 2019년 12월31일까지 5년이며 운영은 2개 복지관을 통합운영하는 방식이다. 위탁비용은 연간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19억4000만원, 옥포종합사회복지관 9억9500만원 등 29억3500만원 등이다.

이 동의안은 오는 29일 거제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 검토를 거쳐 10월7일 정례회에서 최종 동의하면 공개모집을 거쳐 11월 중으로 위탁운영자를 결정하고 2015년 1월1일부터 위탁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복지관 운영과 관련 거제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가 직영할 경우 ‘운영인력 고용보장에 따른 업무의 적극적 추진’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문성, 경영마인드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운영적자 확대 ▲수강료 인상에 따른 이용인원 감소 등의 단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위탁운영할 경우 ▲전문성을 갖춘 업체 위탁운영으로 운영의 효율성 확보 ▲지역적 특수성을 살린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의 개발 용이 ▲민간의 참여기회 확대 등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시 보조금 없이 관리, 운영이 어려움 ▲위탁운영으로 비용부담 증가 등의 단점이 예상됐다.

 

희망복지재단의 위탁운영은 절망만 키우는 격

양대 복지관의 위탁운영 관련 일부에서 제기되는 희망복지재단으로의 결정에 대해 복지관 관계자들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박기련 관장은 위탁운영과 관련 “거제시에서 두 복지관을 통합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을 몰랐다. 하지만 복지관 운영을 지난 5년 동안 잘 해왔다고 자부하고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통합)위탁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단에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희망복지재단의 위탁운영 참여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명확히 했다.

박기련 관장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의 설립취지는 복지의 사각에 놓인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복지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복지 사각지역에 놓인 사람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희망복지재단이 양대 복지관 운영에 참여하게 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복지기금을 혼자만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희망복지재단이 복지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절망의 늪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희망복지재단 창립식에서 권민호 시장은 "희망재단은 앞으로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조사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보급, 사회복지시설 운영 등 지역사회 복지서비스의 내실을 다지고 지역복지 재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한 사업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희망복지재단, 복지관 운영할 능력이나 준비 안돼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의 복지관 운영 참여와 관련 옥포종합사회복지관 이상영 관장도 긍정보다는 부정적 관점이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장은 “양대 복지관 종사자가 60명이 넘는데 아무 준비도 없이 희망복지재단이 위탁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당장 옥포복지관 핵심 직원들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소속 직원이기 때문에 희망복지재단에서 위탁운영할 경우 대부분 공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직원들이 공사로 복귀할 경우 위탁운영을 맡은 기관은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정상화되기까지의 시행착오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상영 관장의 우려였다.

그러면서 그는 “행정에서 발 빠르게 준비해서 운영주체가 정해지면 이전에 운영하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구상해서 조직구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거제시의 대처가 많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상영 관장은 “직원이 두세명에 불과한 희망복지재단은 복지관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과 노하우가 없다”며 “운영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양대 복지관을 운영하겠다고 밀어붙이면 시민들만 손해를 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대 복지관 관련 거제시 관계자는 복지서비스 관련 전문성을 갖춘 사회복지법인이나 재단에서 위탁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거제시희망복지재단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거제시희망복지재단 관계자는 참여의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아직 시의회에서 위탁운영에 대한 가부가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놓고 공모참여 여부를 답하기 곤란하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사업계획 등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답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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