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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손영민의 풍물기행...관포 국수로 입맛을 되찾다​
[탐방]손영민의 풍물기행...관포 국수로 입맛을 되찾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23.09.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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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관포 고기 국수

여행을 준비하며 주변 동료들이 묻는 소박한 질문 중의 하나. 그곳에가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죠?

가볍게 던지는 얘기지만 실상 쉬운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 입맛이라는 것이 천차만별이고, 어설프게 식당 이름 잘못 발설했다가는 나중에 핀잔 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접했을 때 틀리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바로 현지의 제철 음식을 알려주는 것이다.

사면이 바다에 산악지형까지 겸비한 거제도에는 해당 지역마다 각기 특산물이 다르고 이를 바탕으로 토속적인 음식문화를 형성해 왔다. 관포 바다 한쪽만 놓고 보아도 철 따라 도다리, 멸치, 대구, 전어, 바지락, 왕 조개 등 먹거리가 즐비하게 생산돼 올라온다.

거제에는 자칭 타칭 막국수 전문점이 많다. 어느 집이나 맛에 큰 차이는 없다. 그래도 해산물이 풍부한 장목면에 갔다면 그중에서도 해산물로 국물을 내는 전통 국수집 한곳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김영삼 대통령의 고향인 장목면. 이곳에는 예부터 마을 전통음식으로 고기 국수가 전해져 내려온다. 관포 국수의 맥을 이어 문을 연 집이 있다. 관포항으로 가는 길목의’관포 국수집이 바로 그 집이다.

관포​마을에서 잔칫날 즐겨 먹었던 고기 국수는 육지와는 달리 바지락 국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육지에선 대부분 멸치 육수를 사용하지만, 이곳은 섬에서 구하기 쉬운 바지락을 사용한다. 그래서 비린 맛이 없고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국수와 함께 먹는 고기도 색다르다. 고기는 대부분 돼지 오겹살을 사용하고 차게 식혀 회 치듯이 얇게 써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예전 섬에서는 바다 생선보다 축산물이 귀하다 보니 얇게 썰어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도 섬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고기를 삶아 대접하는 풍습이 남아있다. 고기가 얇아 이가 좋지 않은 어르신이나 어린이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국수에 고기와 함께 섬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김치를 곁드려 삼합으로 즐기는 것도 이곳 풍습의 하나다. 잘 익은 배추김치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고기의 맛을 감싸주며 담백함을 더해 준다.

따끈한 고기 국수 국물로 속 풀이를 하기 위해 물안개 피어오르는 두모 몽돌해변을 벗어나 거제시 장목면 거제북로길 ‘관포 국수’집으로 향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이곳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필자는 ‘거제도 풍물기행을 취재하면서 거제의 별미란 별미는 다 맛보았다. 그중에서도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 ‘관포 국수’가 압권이었다

소박한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 고기 국수. 맑은 국물에 기름기가 쫙 빠진 돼지고기, 송송 썰어진 김장김치에 깍두기를 올려 한입 후루룩 먹으면 빼 속까지 영양이 골고루 퍼진 듯한 느낌의 관포 고기 국수만 한 것이 있을까? 원조를 주장하는 국수집이 즐비해 있지만 그중 ‘관포 국수집’은 제주도에서 50년 전통의 고기 국수 장인 할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거제도식 고기 국수를 개발한 원조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커다란 솥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고 하얀 국물이 춤추듯 끓어오른다. 그 사이 돼지고기는 시나브로 부드럽게 삶아져 간다. 오늘도 식당 주인은 육수를 끓일 준비를 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난다. 한결같은 고기 국수 맛의 비결은 남다른 부지런함에 있었다.

고기 국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뭘까? 관포 국수집의 정은림대표(49)는 단연 재료를 꼽는다. 다시 말해 얼마나 신선한 고기 재료를 구해 어떤 비율로 넣어 어떻게 삶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중 맛있는 부위인 돼지 오겹살을 솥에 넣어 충분히 고아 준단다.

관포 국수의 상차림은 매우 간단하다. 김치와 깍두기, 단무지가 반찬의 전부다. 관포 국수 집이 연출하는 간명한 맛의 삼박자라고나 할까. 김치와 깍두기의 속 깊은 맛의 더해지기에 고기 국수는 더욱 식객을 매료한다. 사전에 꼬마 김빕으로 어느 정도 배를 불린 상태라면 3인분을 시켜도 5명 정도는 실컷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바지락, 다포리, 가다랑어에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국물 맛이 술이 확 깰 정도로 시원하다.

여기에 꼬막 등 각종 조개류와 낚지 등 해물로 맛을 낸 비빔국수도 별미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특별한 거제 맛의 뿌리는 어디일까? 거제시 장목면 일대에서는 데구, 물매기. 오징어 멸치 등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어패류들이 지천으로 잡혀 올라온다. 조개만 해도 개조개, 바지락, 왕우럭, 가리비, 키조개 등 마치 조개 전시장 같다.

거제 청정해역의 바다, 온갖 산채가 무궁무진한 대금산의 아늑한 산자락, 그리고 여기에 거제 아낙네의 맛깔스런 손맛이 더해져 ‘맛의 본향’을 이루었을 터이다. 누구든 이곳에 오면 눈 풍년, 입 풍년, 귀 풍년이 들어 떠난다.

​하청면 원주민인 옥영길(72)씨는 “좋은 고기를 삶아서 그런지 씹는 느낌이 좋다”며 음식은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인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서예가 해범 진영세 선생은“'진짜 전통 국수 맛을 보려면 본토에 가야 합니다. 거제에서 고기 국수의 참맛을 찾았습니다.”라고 식 평을 남겼다.

○ 식당 이름: 관포 국수

○ 전화번호: 055-632-9242

○ 주소: 거제시 장목면 거제북로 2826

○ 주요 메뉴: 고기국수, 꼬막 비빔국수, 꼬마김밥 등

○ 영업시간: 11시부터 17시까지.

▲여행 정보

관포항은 산봉산과 망봉산 사이에 위치하며 동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관포항 입구에는 ’닭 섬이 있는데 한자어로 ‘계도(鷄島)’라고 한다. 지금은 관포 항에서 시멘트 방파제로 계도가 연결되어 있다. 관포항과 계도 앞에는 에메랄드 빛깔 투명한 바다가 펼쳐져 있어 투명카누체험장과 바지락 캐기 체험장, 거제수협 관포 위판장이 유명하다

관포항 해양스포츠 코스도 놓치면 아깝다. 요트, 투명카누, 카약, 제트 서프, 전동서핑, 플라이보드, 제트스키, 스쿠버다이빙까지 다양한 해양 엑티비티들을 운명하고 있어 최상급 유원지에서 연인과 함께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낭만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손영민/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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