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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겁’과 ‘자겁’
‘식겁’과 ‘자겁’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1.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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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자말이 많은 거제방언

방언으로 여겨졌던 말들이 곰곰이 생각하고 꼼꼼하게 찾아보면 의외로 한자에서 온 것으로 판단되어, 출처나 근거 없는 사투리로 취급되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상당수는 표준말이거나 표준말로 선정되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사전>이라 함은 국립국어원의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을 말하며, <큰사전>이라 함은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을 뜻한다. 또한 <부산>은 <부산사투리사전>이며, <전남>은 <전남방언사전>이다.

‘타갰다’와 ‘피색’

누구를 닮은 경우에 ‘타갰다’라는 표현을 쓴다. 요샛말로는 ‘붕어빵이네’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인데, 예를 들면 ‘얘는 외삼촌을 타갰어.’ 또는 ‘저그(자기) 큰아버지 타개가지고 순둥이라니까.’로 쓴다.

필자는 이 말의 어근인 ‘탁’이 한자의 탁(拓)에서 온 것으로 판단한다. ‘베껴내다’, ‘박아내다’의 뜻으로 ‘탁본(拓本)’, ‘어탁(魚拓)’ 할 때 쓰이는 글자다. 또 외가나 친가를 많이 닮았을 경우 ‘외탁(外拓)했다.’ 또는 ‘친탁(親拓)했네.’로 쓰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투리가 아닌 것 같은데, 사전에는 ‘탁’의 한자 명기 없이 ‘탁하다’를 ‘닮다’의 방언(전남, 평안)으로 표기되어 있고, 외탁은 “외-탁(外-) : 생김새나 체질, 성질 따위가 외가 쪽을 닮음.”이라고 적혀 있다. 필자의 ‘탁(拓)’의 견해는 개인적인 것이다.

비슷한 경우에 사전에는 없으나, ‘피색(皮色)’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글자 그대로 피부의 색깔이라는 뜻인데, 다음과 같이 좀 확대되어 쓰인다.

“피색이 영락없는 김씨 집안이거마는.”는 “얼굴 모양이 틀림없는 김씨 집안이네.”로 풀이 된다. “그 삐얄(비탈) 피색이 어디가나?”는 “그 동네(집안) 핏줄이 어디가나?”의 뜻이다.

‘식겁’과 ‘자겁’

겁을 먹었다는 ‘식겁(食怯)’은 방언 같지만, 표준어이다. ‘식겁했다.’로 쓰면 올바른 표현인데, ‘식겁 묵었다.’로 쓰면 ‘축구 찬다.’와 같은 경우로 방언형식의 사용으로 여겨진다. 비슷한 말로 ‘자겁(自怯)’도 거제에서 쓴다. 제풀에 겁을 낸다는 표준어다. 예문을 “자겁을 해서 자물씬다(까무러진다).”로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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