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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가치 있다”
“봉수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가치 있다”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4.09.01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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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답사팀, 거제와현봉수대 현장 탐방
거제 와현봉수대(항공 사진)

한국의 봉수대 유네스코 등재 위한 사전 작업 및 국민적 관심 제고 차원

거제 와현봉수대를 비롯한 한국의 봉수대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 봉수대는 횃불과 연기로 변방의 안위(安危)를 약정된 신호전달체계에 의해 중앙에 전하던 주요 군사통신 수단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던 역사적 가치와 잔존유적이 많아 다각적인 학술적 규명을 통해 세계유산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은 이철규 사무관을 비롯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이주헌 소장, 문화재 위원 봉수대 전문가, 언론인 등으로 답사팀을 구성, 지난 23일 거제시 일운면 와현봉수대를 탐방하고 발굴조사 현황 등 자료를 수집했다. 와현봉수대 탐방에는 거제시 문화공보과 문화재담당 3명도 동행했다.

이날 탕방은 한국의 봉수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고대시대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용됐던 국가의 주요 통신수단이었던 봉수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특히, 거제도 봉수대는 예로부터 남해안 방어의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유적 또한 많아 보존가치가 뛰어나다고 답사팀은 밝혔다.

와현봉수대를 찾은 이주헌 소장은 "조선처럼 거미줄같이 봉수망이 깔렸던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봉수는 남북에 고루 위치하고 있다. 남북이 봉수를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경색된 남북 간 화해 분위기를 이끄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봉수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현봉수대 전경

한편 거제시는 봉수대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와현봉수대 발굴조사를 거쳐 총사업비 3억5000여만원 중 부족한 사업비(1억8000만원) 확보를 위해 경상남도와 협의중이다.

거제시 관게자에 따르면 와현봉수대는 해금강과 외도 등 빼어난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복원될 경우 역사 교육현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거제향토문화재 관계자는 “남해안 최일선의 거제도 봉수대는 예로부터 국방의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보존상태도 대체로 양호하다”면서 “우리나라 봉수대는 세계문화유산으로써 가치가 충분하고 전국의 봉수대를 배경으로 봉화올리기를 재연하는 등 각종 이벤트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에 따르면 조선시대 봉수는 남한에 500여 기, 북한에 650여 기 등 총 1150여 기가 존재했고, 경상도에 170여 기가 있었다.

거제에는 옥녀봉봉수대(경상남도 기념물 제129호), 가라상 봉수대(경상남도 기념물 제147), 강망산 봉수대(경상남도 기념물 제202호) 지세포 봉수대(경상남도 기념물 제242호), 와현봉수대(경상남도 기념물 제243호) 등이 대표적이다.

거제의 대표적 봉수대 현황

가라산봉수대 -봉수망 기간선 2로 봉수에는 10개의 간봉 지선이 있다. 거제 가라산봉수에서 첫 봉화를 피운 간봉은 고성의 미륵산·우산 등을 거쳐 충주의 마산 직봉으로 연결됐다.

따라서 가라산 봉수는 처음 봉화를 피우는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의 가장 중요한 봉수의 하나였다.

가라산 봉수대의 전체적인 평면 형태는 장방형을 이루고 있고 봉수대는 둔각을 이룬 방형이다. 봉수대 아래에 계단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아래에는 봉수대 부속 건물터가 있다. 가라산 봉수대는 조선 시대 남해안의 봉수제도와 봉수대의 실태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로 꼽힌다.

옥녀봉봉수대 -대동지지에 옥림산(옥포에 있다)에 있다는 기록의 봉수대는 현재의 옥녀봉 봉수대로 보인다.

3단으로 석축을 쌓고 봉수대를 설치한 옥녀봉 봉수대는 북쪽으로 강망산 봉수대와 연결되고, 동쪽으로 장승포일대, 서쪽으로 아주 및 옥포, 남쪽으로 일운면 와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봉수대의 최적지에 설치됐다.

강망산봉수대 - 2002년에 편찬된 거제시지에는 강망산 봉수대를 율포에 있었다는 가을곶(柯乙串) 봉수대로 추정하고 있다.

거제시지의 편찬과정에서 대동여지도를 해석한 결과 옥포항(玉浦港) 북단에 조라포가 있고 그 위에 율포ㆍ장목포의 순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위치로 볼 때 율포의 가을곶 봉수대가 강망산 봉수대와 가장 인접한 위치에 있다는 이유에서 해석한 결과다.

그러나 가을곶(柯乙串)은 현재 해금강의 고유지명인데다 대동지지에도 동부면 율포에 있다는 기록이 있는 점 등을 미뤄 현재 강망산봉수대로 보는 것은 옮지 않아 보인다.

지세포봉수대 -일운면 지세포리 산34번지에 있는 새피재(속칭 샛풍이재) 정상의 연지봉에 있다.

봉수대는 원형의 방호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지름이 약 25m를 넘어 내부가 꽤 넓다. 돌로 쌓은 축대벽은 꽤 높으며 잘 보존된 편이다. 그러나 봉화부는 뚜렷이 남아 있지 않다.

와현봉수대 - 일운면 와현리 망산 꼭대기에 있는 와현 봉수대는 북쪽에 있는 지세포봉수대와 약 5㎞ 거리를 두고 있다. 와현 봉수대는 남쪽 바다를 직접 바라볼 수 있어 중요한 시설로 짐작된다. 와현 봉수대는 지세포봉수대와 옥녀봉봉수대, 강망산봉수대를 잇는 지선의 시발점에 있다. 산꼭대기를 잘 다듬고 그 위에 원형 방호벽을 쌓은 형태인 와현 봉수대는 봉화부가 붕괴된 상태이긴 하지만 돌로 만든 방호벽이 잘 보존된 편에다 출입 계단시설이 남아 있다.또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수려해 앞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동지지 기록에는 눌일곶 봉수대가 지세포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와현의 옛 지명이 ‘눌일치(訥逸峙)’, ‘눌일티(누우레재)’, ‘눌일몰(눌이실)’, ‘눌일곶리’ 등으로 불렸던 것으로 미뤄 눌일곶 봉수대는 현재 지세포 봉수대보다는 와현 봉수대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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