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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연수보고서-④
[김경진]연수보고서-④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1.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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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홍콩·싱가포르 국외연수 후 정책제안
김경진 시의원

홍콩과 싱가포르는 자원 부족과 협소한 영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식경제에 기반을 두고 혁신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미래준비 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3가지 정책제안을 하고자 한다.

 

1. MICE산업 기반 조성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나 포상 관광, 각종 전시·박람회 등 복합적인 산업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비즈니스 관광(BT)'이라고도 한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MICE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 기간은 1.4배에 달한다. MICE 산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도 크지만,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기획사·개최지·숙박업체·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과 전후방으로 연계되며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MICE 사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리며 새로운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시적 경제 효과 외에도 성공적인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인프라 구축, 국가 이미지 제고, 사회·문화 교류 등의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오래전부터 각종 국제 회의와 기업 인센티브 여행, 컨벤션과 국제 전시회를 합해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최근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MICE산업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리는 컨벤션 세계 1위의 명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컨벤션센터만 파리 시내에 8개가 넘지만, 넘쳐나는 컨벤션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파리 컨벤션센터들이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컨벤션과 같은 국제행사가 웬만한 수출 산업을 능가하고 일반 관광객에 비해 비즈니스 관광객이 같은 투자비용에 비해 훨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제시도 관광산업을 미래 핵심 전략산업으로 추구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관광에 명확한 타깃을 설정해야 한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인하여 부산광역시와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하므로 국제적 수준의 문화 및 여가 시설을 확충하여 부산광역시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나 전시에 참여하는 비즈니스맨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섬을 개발하여 대규모 복합리조트와 놀이공간을 조성하는 등 거제만의 독특함을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 싱가포르 도시계획 홍보관

2. 미래도시 전담기구 설치

싱가포르는 업무·관광·산업 등의 매력적인 도심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현하여 세계적인 금융·비즈니스의 중심지 형성, 싱가포르 강(Singapore River)과 마리나 베이(Marina Bay)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 기존 도시 구조의 보존과 육성을 통한 문화도시로의 변화, 안정된 주거정책을 통한 윤택한 도심생활 지원 등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국토의 물리적 한계를 효율적인 조율과 통제를 통하여 도시와 건축, 개발과 보존, 도시민과 관광객들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도시재개발국(URA)’이라는 공공 지원조직을 통해 도시를 체계적으로 계획·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거제시도 싱가포르의 ‘도시재개발국(URA)’을 벤치마킹하여 거제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할 전문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성을 담보한 공공의 기관에서 도시의 발전방안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정립하는 한편, 전시·출판·교육 등을 통해 도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수준을 높이고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여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전시관

3. 지속가능한 교통수요관리(TDM) 정책 마련

홍콩은 100년이 넘게 홍콩 섬의 도심을 가로 지르는 트램과 홍콩 섬과 구룡, 외곽 섬가지 연결하는 역사적인 교통 수단 스타페리, 그리고 빠르고 원활한 이동을 위한 최고의 교통 수단 지하철을 비롯하여 2층 버스, 택시 등 개인이 차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다.

싱가포르는 차량 대수 한도제(VQS), 도로이용료 전자징수제, 인싱크, 버스 우선제 등 자동차 보유를 억제하고, 혼잡 시간대 차량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다양한 교통수요관리 정책을 추진하여 매력있는 도시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교통수요관리 정책을 통해 녹색확대와 환경오염 개선은 물론 도로확장이나 주차장 조성에 필요한 예산을 절감함으로 시민들에게 문화나 복지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노력 및 참여를 강조함으로써 글로벌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선진도시의 지속가능한 교통체계는 그 도시의 품격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또한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우리도 이제는 운전자의 통행 행태 변화를 통하여 교통수요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교통수요관리(Transportation Demand Manager, TDM)에 중점을 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홍콩·싱가포르 연수를 마무리 하면서....

마실 물도 나지 않는다는 나라 홍콩이 국제적인 금융허브도시로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청렴하고 투명한 정책, 세계 최고의 자유경제시스템과 비즈니스 환경구축 그리고 국제적 수준의 문화 및 여가 시설의 확충 등에 있다.

싱가포르는 국토면적이 협소하고 열악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을 통한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책임있는 정책 수행으로 아사아에서 가장높은 국민소득을 달성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1시간 가량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령 바탐섬 원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1,000원을 구걸하며 절대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

대런 애시모글루(MIT)·제임스 로빈슨(허버드대)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라는 책을 통하여 “지구촌 빈부 격차는 지리나 문화 탓이 아니라. 정치·경제 제도가 얼마나 포용적(inclusive)이냐, 수탈적(extractive)이냐에 달려있다.” 라고 답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걸쳐 있는 노갈레스는 도시를 가르는 담장 양쪽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북쪽 주민은 한 해 소득이 3만달러에 이르지만 남쪽 생활 수준은 그 3분의 1에 불과하다. 역사와 인종과 문화가 같은 두 지역의 빈부는 오로지 체제와 제도 차이에 따른 것이다. 남북한 간 엄청난 경제력 격차도 마찬가지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포용적인 제도는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한다. 국가 실패의 뿌리에는 이런 유인을 말살하는 수탈적 제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포용적 제도의 발전을 통해 경제 주체들에 대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호하고 균등한 기회와 공평한 참여를 보장하면서 경제 전체적인 기술 수준을 높여 나가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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